28. 조명을 바꾼 이유
EDITOR. 방선호 | 2019.09.25
조명을 바꾼 이유
살다 보면 지루한 순간이 있어요.
일도, 사람도, 그저 흘러가는 시간조차.
제 기분을 알아서일까요, 하필 그날 불도 켜지지 않더군요. 형광등을 갈아도 마찬가지.. 그날 전 어두운 방의 어두운 사람이 되었습니다. 다음 날 직접 조명을 뜯어냈어요. 그렇죠, 변화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정말 온전히 고장이 나서. 그래서 바꾼 거였죠.
먼지 쌓인 조명을 내려 두고 새 조명을 연결해 전구에 불을 켰습니다. 그 순간, 갑작스런 불빛에 앞이 흐려졌고 기분이 이상했어요. 눈을 뜨자 마치 다른 공간에 와 있는 기분이었죠..
조명에 눈뽕을 맞아서가 아니라.. 뭐랄까 날 괴롭히던 어둠이 걷히고 날 위로하는 따뜻한 달이 뜬 느낌? 그렇게 내 방을 비추는 조명이.. 순간 고맙게 느껴졌습니다. 조명 하나가 이렇게 큰 변화를 줄 지 몰랐어요. 공간에도, 제 마음에도 말이죠.
조명은, 인테리어가 아니라 내 방의 위로라고 생각합니다. 변함없이 절 비춰주는 주황빛 위로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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